초등교육

[교단일기] 교육자료 공유가 불러올 나비효과… 교사도 공유경제로

입력 : 2018-11-12 10:30:25 김수진 기자

정원상 경남 서상초 교사의 교단일기

 


 

올해 처음으로 영어 전담을 맡았다. 수업에 즐겁게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며 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같은 교과에 비해 영어 수업을 더 좋아하는 걸까?” 그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영어 교과가 다른 과목에 비해 요구되는 학습량이 적고 수준이 높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물론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영어는 챈트(노래 형식으로 배우는 방법)나 게임 같은 활동 위주의 내용이 많다는 것이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활동 위주 수업에선 학습카드가 많이 활용된다. 이에 다른 수업에서도 학습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더욱 즐거운 학습 시간이 되지 않을까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외국에서는 학급 운영부터 수업 활동까지 다양한 학습카드를 활용한다. 외국의 수업 사례나 핀터레스트 학습콘텐츠 등에서도 다양한 카드 활용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학습카드를 우리는 왜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당장 교사로서 지난 10년간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학습카드를 만들고 활용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수업 연구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학습카드를 직접 제작하고 자르고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교육자료전()이나 공개 수업용 이벤트성 자료로 활용하는 것에 그칠 뿐 그 콘텐츠가 교실의 일부가 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만들어진 대부분의 학습카드들은 개인 연구 목적으로만 제작됐고, 특정 주제를 담은 일부 카드만 제품화 됐기 때문에 현장에 필요한 교육내용을 반영해 수정하거나 실제 차시를 담은 학습카드를 공유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내가 직접 학습카드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스를 공유한다면 학습카드를 활용한 활동 수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몇 달 전부터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정원상 교사가 직접 만든 학습콘텐츠.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단원정리 질문 보드게임-독서카드-독도교육-추석카드-한글날 카드게임
Copyright 2018. 정원상. All rights reserved.​​​​​​

 


우선 학습카드 콘텐츠는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이뤄졌다
. 첫째, 학급운영과 관련된 학습카드. 둘째, 계기교육 학습카드. 셋째는 한 차시나 한 단원용으로 학생이나 교사가 직접 내용을 넣어 활용할 수 있는 보드게임 양식이다. 아무래도 콘텐츠를 완성해서 공유하는 자료이다 보니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카테고리 세 개를 정해서 만들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나 혼자 콘텐츠를 제작하다보니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의욕을 콘텐츠 제작 속도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자료를 공유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노력을 믿는다. 내가 공유하는 자료는 모두 수정이 가능하도록 편집해서 제공하는데, 실제 선생님들이 자료를 그냥 받아쓰기만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년별 수준이나 학급별 상황을 고려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가공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 차시, 한 단원별 콘텐츠를 내가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기존의 학습카드 양식을 이용해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하리라 믿는다.

 

학습카드 콘텐츠를 만들어 온 건 불과 3개월 정도이다. 앞으로 나의 1차적인 목표는 1년 동안의 학교 또는 학급 교육활동을 반영한 학습카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시작한 만큼 꾸준히 노력해서 교육현장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보탬이 되고 싶다.

 

얼마 전 우연치 않게 교육자료전() 부스 준비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다양한 교육 자료들이 넘쳐났다. 이를 보며 이렇게 좋은 자료들이 왜 널리 공유되지 못할까?’ 싶어 너무 아쉬웠다. 내가 공유하는 학습 콘텐츠보다 더 정제되고 잘 다듬어진 자료들이었다. 이런 콘텐츠가 널리 공유된다면 교육 자료의 양과 질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견할 수 없으리라.

 

이런 안타까움으로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연구대회용 자료들이 실제 교육현장에 널리 공유되어 활용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요즘 공유경제가 세계적인 이슈이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콘텐츠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긍정적인 학습콘텐츠 공유경제 시스템이 잘 구축되면 좋겠다.

 

정원상 경남 서상초 교사

(정원상 경남 서상초 교사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 자살예방이나 학교폭력 대처법 등 학생지도 및 교육과 관련한 내용을 보기 쉬운 이미지로 만들어 올린 양송이샘의 득템마켓이라는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고민과 수업 노하우가 담긴 정원상 교사의 교단일기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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