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의치한 면접 “본인이 지원한 분야를 반드시 생각하라”

입력 : 2018-11-01 09:32:08 김효정 기자

의대 선배가 들려주는 실전 현장 면접 스토리


 

 

의대, 치대, 한의대…. 이들 학과는 기본적으로 학업량이 많고, 사람의 건강을 다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점수나 서류만이 아니라 면접을 통한 논리력, 추리력, 명확한 지원동기의 검증도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의학은 방사선, 병리, 임상적 관찰 등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서로 유사하지만 발병원인과 치료방법이 다른 여러 질환을 감별 진단하면서 배운 지식을 구조화하고 순발력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전공에 비해 분량이 무척 많은 학문의 특성상 의사가 되어 환자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공부를 해나가기가 쉽지 않기에 지원동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의치한 면접을 준비한다면, 우선적으로 기출 문제를 통해 어떤 형태로 면접이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 기반 면접, 제시문을 주고 해석을 묻는 면접, 다중미니면접, 수학, 과학 등의 문제 풀이형 면접 등 학교별 특성에 맞는 면접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인간의 건강을 돌보는 의치한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의치한 면접에서 보고자 하는 능력 중 하나는 지원자의 논리적 추리력이다. 특정한 답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출제의 의도는 존재한다. 몇몇 대학에서는 면접에서 인문학에 관한 제시문이나 특정 상황을 주고 이에 대한 느낀 점을 묻곤 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의학과 상관없어 보이는 질문을 왜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상적이거나 추리력을 발휘하지 못한 답변을 하곤 한다.

 

흥미로운 기출문제를 하나 소개한다. 다음은 경희대학교 의학과(의학전문대학원)의 과거 면접 기출 문제다.

 

문제: 전쟁에는 여러 상황이 있다. 100만 수나라 대군을 앞에 둔 고구려 병사와 이라크에서 몰래 숨어 저격하는 저격병에게 언제 죽을지 모르는 미군 병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두 상황 중 어떤 상황이 더 낫다고 보는가?

 

의과대학 면접 문제에서 상관없어 보이는 전쟁 상황을 묻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는 본인이 어디에 지원을 했는지를 항상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

 

정답이라는 건 없고 다양한 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제시문의 상황과 의학을 연관지어 생각하고 답변을 한다면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관계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유사성과 차이점을 찾아 기술하는 것. 이는 의학계열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아는 것이 진단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고구려의 병사는 적을 확인할 수 있으나 100만 대군이라는 수적 열세에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병은 명확하나 치료가 쉽지 않은 병을 달리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으로 문제점은 명확하나 이기기(호전되기) 쉽지 않은 병입니다. 또한, 고구려 병사는 협력과 믿음을 통해 전열을 유지하고 전쟁에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나와 동료(주치의, 의사)의 협력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이라크의 미군은 적이 쉽게 확인되지 않으나 저격병에게 치명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는 신체에서 위험요소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증상이 발현되면 치명적인 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병으로 뇌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을 들 수 있겠습니다. 본인의 노력으로만은 개선하기 쉽지 않은 병입니다. 그렇기에 환자는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생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라면, 꾸준한 관리와 노력으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만성질환, 즉 수나라 대군을 앞에 둔 고구려 병사를 택하겠습니다.”

 

이 답이 정답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원하는 전공을 고려한 논리적인 답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아로리에 공개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면접 문제에서도 3가지 꽃의 개화와 낙화에 대한 제시문을 주고 삶에 비유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의학계열을 전공하기를 희망하는 지원자로서 평소 갖고 있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한 번쯤 정리해보길 바란다.

 

 

○ 지원동기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가 원하는 구체적인 의료인의 모습을 보여라

 

많은 학생들은 의치한의대에 지원한 동기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막연히 사람을 살리는 일이 멋있어서 혹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거나 생명과학의 특정 부분에 관심을 가져 연구해보고 싶다는 등의 다소 추상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진실한 동기는 존재한다. 그것을 구체화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부족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립한 바람직한 의료인의 모습,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반 자원봉사자와 달리 의료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표현할 줄 알고, 내 관심 분야의 연구가 향후 어떤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그려봐야 한다.

 

예를 들어 세포의 리소좀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경우, 관련 연구나 심화학습을 한 경험이 중요한 지원동기 중 하나라면, 교과서에 나온 리소좀의 특성뿐 아니라 테이삭스 병, 고셔 병 등 관련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고 싶은지를 그려봐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친다면 나의 활동, 경험, 느낌은 더욱 구체화되고 의학계열의 전공과 연계되어 절실하고 진정성 있는 지원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원동기에 정답은 없다. 100명의 지원자에게는 100개의 지원동기가 존재한다. 다만 지원동기를 스스로 세우기까지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 의료시사 – 의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라 

면접에서는 의료시사와 관련하여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선행적인 지식을 묻기보다는 지원자의 평소 생각을 통해 이 지원자가 의사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에서 자주 출제되는 “A.I 진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대비 방법은 A.I 진료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나의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것이다. 필자의 답변을 예시로 들어본다. 

 

“의료인은 환자의 질병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환자의 심리, 경제, 사회적인 측면도 고려해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질병으로 불안해하는 환자를 위로하고, 때로는 질병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한 방법도 고민하며 의료법에 규정한 대로 항상 최선의 진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따라서 A.I로는 대체하지 못하는 의료인의 영역과 책임이 존재하며, 의료를 관장하는 주체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이처럼 의료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면, 어려울 수 있는 의료시사는 물론 서로 다른 두 가치가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 대해서도 보다 올바른 답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한 준비와 답변은 합격에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섬은 물론, 내가 왜 의료인이 되어야 하고 어떤 의료인이 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주환 메가스터디 러셀 교육평가연구원 의치한 대표 연구원 및 착한입시상담소 공동리더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기사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