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정시확대에 무조건 ‘자사고’ 유리?…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입력 : 2018-10-05 16:11:39 김효정 기자

전문가 “고교 유형보다 자신의 성향·특성 고려해 선택해야”

 








후기고 입시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고입을 앞둔 중3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외고·국제고·자사고와 일반고를 놓고 어느 곳에 지원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깊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이들 학교에 동시 지원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리게 됐기 때문. 

 

게다가 지난 8월 정부가 각 대학에 정시 선발 비중을 30% 선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하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시 대비에 용이한 자사고의 진학 수요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진학해야 할 고교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한 중3 학생들이 본격적인 후기고 입시에 앞서 무엇을 고려해 할지를 입시전문가에게 묻고 들었다. 

 

 

○ 2022대입, 정시확대로 자사고 유리해진다? “대입은 여전히 ‘수시’ 중심”

 

중3 학생들이 고교 선택에 민감할 수밖에 이유는 고교 생활의 결실이 대입과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발표된 후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도 자사고가 정시 준비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대입 개편안이 자사고 재학생에게 크게 유리한 대입환경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20.7%에 불과한 정시선발 비중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30% 선으로 확대되면 이전에 비해 정시 선발인원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대입은 여전히 ‘수시’가 중심이며 특히 최상위권 대학의 입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주축으로 운영된다는 것. 이 때문에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고 진학이 대입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학생들은 한 가지 반문이 떠오를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자사고의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비교과 스펙을 쌓으면 대입에 불리하지 않은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 안착되며 대다수 지원자의 비교과 활동 내역이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정량적인 내신 등급도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확대로 대입에서 자사고 학생들의 불리함이 이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이지 크게 유리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사고의 경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내신 경쟁이 워낙 치열해 높은 내신 등급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의 스펙 상향평준화로 인해 최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정량적인 내신 등급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자사고 못지않은 우수한 교내 프로그램을 갖춘 일반고도 많이 생겨난 상황이기 때문에 내신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면서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을 갖춘 일반고 진학이 대입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남’ 아닌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점은 특정 고교 유형이 대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만약 자신이 주변의 학습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성격이라면 아무리 내신 관리가 용이한 일반고에 진학했다 한들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시험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끼거나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는 학생이 자사고에 진학할 경우 학교생활 자체를 견디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어느 고교 유형이 대입에 유리한가를 따지기 보다는 △자신이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자신의 학업 스타일·유형은 어떠한지 △고교 특성과 자신의 진로 방향에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각 고교 유형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고교 유형에 따른 대입 준비 유·불리는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201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 지원한 고3 학생 1694명(특목고 71명, 자사고 38명, 일반고 1428명, 기타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재학 중인 고교 유형이 수시 준비에 도움이 됐냐’는 물음에 △특목고(69%, 49명) △자사고(60.5%, 23명) △일반고(56.9%, 813명) 3개 고교유형 재학생의 과반수가 ‘그렇다’는 응답을 보인 것.

 

자신이 재학 중인 고교가 수시 준비에 도움이 된 이유에 대해 물으니 △특목고(53.1%, 26명) △자사고(56.5%, 13명) △일반고(38.4%, 312명) 모두 ‘수시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어서’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는 고교 유형보다 자신의 성향과 진로에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대입 준비 과정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우연철 진학사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정 고교 유형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거나 낮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성향에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며 “고입을 준비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대입 실적’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변화, 성장 등에 있어 가장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고교 진학 전 알 수 없는 알짜정보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진학하고자 하는 고교가 나에게 적합한지, 부적절한지 어떻게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바로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각 학교의 △졸업생 진로현황(대학진학률) △학년별 교과진도 운영계획 △교과별(학년별) 평가계획(수행·지필평가 반영비율) △창체, 자율동아리 개설현황 및 동아리 활동내용 △방과 후 학교 운영 현황 등에 대한 자료가 공개돼 있다. 이러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해당 학교가 수시와 정시 중 무엇에 더 중점을 두는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적합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학교 구성원을 통해 직접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최근에는 대학뿐만 아니라 고교에서도 학교 설명회를 진행하며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의 커리큘럼을 안내하고 입학상담 등을 실시한다”며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정보, 주위의 풍문으로 떠도는 부정확한 정보 등을 학교 교사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교를 선택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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