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고1, 대입개편 ‘총알’ 피했다고 개정 교육과정 ‘화살’ 잊은 건 아니지?

입력 : 2018-06-12 17:51:21 김지연 기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 과목’ 결정은 현 고1이 최초… 후회 없는 선택은 어떻게?






 

올해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교육현장에 전면 도입됐다. 새 교육과정은 다방면에서 변화를 꾀했지만 역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선택 과목’의 활성화다. 올해부터 학생들은 기초 소양 함양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공통 과목’을 제외하고는 ‘선택 과목’(일반 선택/진로 선택) 중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이수할 수 있다.

 

학생의 자율성이 강화된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 해도 선택 ‘시기’엔 다소 폐단이 있어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첫 대상자인 고1은 오는 7~8월 중 선택 과목을 결정하는데, 이때 선택한 과목은 1학년이 아닌 2학년 때 이수하기 때문. 학생 입장에서는 1학년 때 ‘뭣 모르고’ 내린 선택이 2학년 학교생활을 좌우하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고2가 3년의 고교생활의 허리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번 선택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선택하는 선택 과목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 그에 맞는 교내활동’을 강조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인 현행 입시제도와 맞물려 그 자체로 대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떤 진로 선택 과목을 이수했는지, 그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가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 담기고, 합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음에도 고1 학생들은 마냥 얼떨떨하다. 고교에 입학한지 반년도 채 안 된데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첫 대상자로서 마땅한 선행 사례를 찾을 수 없어서다. 혼란과 낯설음 속에서도 바람직한 선택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판단 준거는 대입… 정시파 수능·수시파 진로에 집중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단연 대입이다. 고교교육의 최종 목표가 사실상 대입으로 귀결되는 현 상황에선, 수시니 정시니 하는 말들이 아직 외계어처럼 들리는 고1이라 해도 어떻게든 대입에 유리한 방향으로 과목 선택을 해야 한다. 

 

일단 ‘수시파냐 정시파냐’에 따라 대강의 흐름은 결정된다. 정시파라면 무조건 수능에 출제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발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과목 안내서’를 보면 일부 과목은 수능 출제범위에 해당하고, 일부 과목은 그렇지 않다. 국어 교과를 예로 들면 △화법과 작문 △독서 △문학은 수능 출제범위에 해당하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수능 출제 과목이 아닌 식이다. 

 

하지만 수시, 특히 학종파라면 상황은 급반전된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대입인 건 정시파와 같지만, ‘수능’이 아닌 ‘진로’를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진로 선택 과목을 충실히 공부하는 게 전공적합성(학종의 핵심 평가요소)을 어필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진로에 꼭 맞는 과목은 어떻게 선별해낼 수 있을까. 다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과목 안내서’를 보자. 이 안내서는 각 과목에서 △배우는 내용 △익힐 수 있는 개념 △수능 출제 과목 여부 △관련 학과 △관련 직업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과목의 기본 특성을 숙지한 뒤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건 ‘관련 학과’와 ‘관련 직업’이다. 전공과 진로, 선택 과목과의 연결고리가 바로 여기에서 노골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고전 읽기’를 예로 들면 국어국문학과·독서문화콘텐츠학과·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등의 학과, 그리고 언론인·방송작가·프로듀서 등의 직업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힌트를 얻어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박노성 드림폴리오 입시연구소장은 “혹 고1에게 진로를 요구하는 일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는 학부모님들의 성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1년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중학교 시절 자유학기제를 통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받는 고교생들은 고교 입학 전 이미 진로 설정이 마무리 되어야 대입의 큰 흐름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 선택 과목-진로 연계성 ‘스스로’ 찾으면 효과↑


 

역발상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희망진로가 언론인인 경우 이를 염두에 두고 언론인이 관련 직업으로 등재된 ‘고전 읽기’나 ‘사회문제 탐구’ 등의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로. 하지만 ‘역으로’ 이 과목의 성격을 먼저 숙지한 뒤,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와의 연관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스스로 궁리해본다면 대입에서 자기주도성까지 어필할 수 있게 된다. 

 

사실 ‘고전 읽기’와 ‘언론인’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떤 학생이 언론인의 필수 자질이 사회를 분석하는 시각이라 생각했고, 고전에서 저자들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배우며 다양한 시각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여겨 ‘고전과 윤리’ 과목을 선택한다면? 해당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나아가 특정 저자의 시각에 입각하여 현대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는 탐구 보고서까지 쓴다면? 그저 ‘언론인’과 관련이 깊다는 주변의 말에 해당 과목을 선택한 학생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개방-연합형 교육과정은 또 하나의 방법


 

진로 선택 과목을 개별 학교에서 ‘모두’ 개설할 수는 없다. 모든 과목에 담당교사를 배치해 수업을 개설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교에서 원하는 수업이 개설되지 않아 아쉽다면 개방-연합형 교육과정 또는 거점형 선택 교육과정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방-연합형 교육과정이란 선택 인원이 너무 적어 수업 개설이 어려울 때 인근 학교 간 협력을 통해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말하며, 거점형 교육과정이란 인근 2~5개 학교를 묶고 이 중 한 학교를 거점학교로 지정, 강의를 개설하는 것을 말한다. 두 과정 모두 인근 학교에서 내가 원하는 수업이 개설됐을 시 방문하여 들을 수 있는 제도다. 

 

해당 교육과정의 수업들은 일반 고교에서 듣기 힘든 토론 중심, 실험 중심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올해 서울시 내 거점형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는 △인창고 △한서고 △동대부여고 등이 있으며, 역사과제연구, 국제경제, 영화제작, 문예창작 등의 수업이 개설되니 참고하자.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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