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교과서 속 ‘한 줄’이 독서와 만나면? “빅뱅 수준의 효과”

입력 : 2018-06-11 18:15:58 김지연 기자

수시 원서접수 코앞… 교과 연계형 비교과활동으로 학생부·자소서 완성도 높이려면?







 

수시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시전쟁도 본격 시작됐다. 수험생활의 반환점이라 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 종료와 함께 멀게만 느껴졌던 수시 원서접수도 2개월이 채 남지 않은 것. 지금까지의 대입 레이스가 나와의 싸움이었다면 100대 1의 경쟁률로 환원되는 실체를 가진 경쟁자들과 싸워야하는 ‘진짜’ 입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렇게 치열한 전쟁에서 승기를 쥐려면 경쟁자들과 그저 비슷한 수준이어선 안 될 터. 지금까지 잘 차려둔 밥상에 최종 ‘한 숟가락’을 더해 차별화된 학생부와 자소서를 만들어야한다. 하지만 반영비중이 높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와 더불어 수능이라는 거대한 암초까지 목전에 둔 수험생들에게 또 다른 비교과활동을 계획하거나 새로운 자기소개서 글감을 구상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엄청난 압박이 된다.

 

이때, 시간을 절약하면서 우수한 결과까지 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 교내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교과활동’을 비교과활동이나 자기소개서의 글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평범한 교과활동을 특별한 비교과활동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교과활동의 새로운 변신에 대해 알아봤다.

 




○ ‘학생부종합전형=비교과’ 공식처럼 맹신하다간…


 

교과활동의 변신을 알아보기 이전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교과활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할 터.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학생부교과전형에 반대급부로 생각하는 수험생들은 ‘학생부교과전형=내신’ ‘학생부종합전형=비교과’라는 잘못된 공식을 맹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말 그럴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는 주로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네 가지다. 이중 인성을 제외한 세 가지 요소는 모두 ‘학업’과 관련이 깊다. 전공적합성은 지원자가 진학 후 교육과정을 얼마나 잘 따라올 수 있는지, 발전가능성은 그런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뒤 어떤 인재가 돼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 평가하는 요소이기 때문. 더욱이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므로 당연히 모든 활동이 ‘학업’을 주축으로 이뤄짐은 당연하다.

 

자연스럽게 모든 입학전형도 학업역량, 교과활동을 강조한다. 당장 자기소개서 1번 항목이 ‘학업노력 및 학습경험’이며, 면접에서도 학업경험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룬다. ‘동국대 2019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 실린 면접 기출문항만 보더라도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어 실학의 학문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조선후기 실학 정신에 대해 논하시오 △이항분포와 정규분포의 관계를 통해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소개하였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 대해 말해보시오 △성문법과 불문법을 비교 분석하였는데 각각의 장단점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등 학업과 관련된 질문들이 다수 출제됐던 것. 

 

이를 간과한 지난해 수험생들은 면접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질문으로 학업 관련 질문들을 뽑았다. 지난해 6개 대학의 면접을 봤다는 한 학생은 “같이 면접을 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내신 또는 교과 활동 관련 질문에 당황한 친구들이 많았다”면서 “이에 대한 준비를 병행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비교과활동 경험을 가지고 있더라도 낙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교과서 ‘한 줄’ 독서활동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


 

그렇다면 교과와 비교과활동의 연결고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독서는 고교생이 적은 품을 들여 관심분야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 실제로 많은 합격생들이 독서를 통해 학업역량을 발전시켰다. 대표적으로 ‘2019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에 실린 국사학과 합격생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학생은 교과서에 나와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내용의 ‘이면’을 독서를 통해 발견해낸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았고 최종 합격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는 ‘공정무역’에 대해 ‘공정무역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은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학생 역시 해당 내용이 교과서에 나와 있기에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는 책을 읽고 공정무역이 기업의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학생은 더 다양한 사례를 추가적으로 조사했고, 공정무역의 ‘이면’에 대해 발표하며 친구들의 인식변화까지 이끌어냈다. 교과서 속 ‘한 줄’이 엄청난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진학사 우연철 평가팀장은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닌 교과서와 관련된 내용의 활동만으로 지적 호기심과 심화학습능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팁: 독서활동에 필요한 책,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키워드’를 검색하여 책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가령 ‘한국사회의 교육 양극화’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교육양극화’ ‘교육비’ ‘의무교육’ 등을 키워드로 검색하여 필요한 책을 찾아가는 식이다. 

아직 깊이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이 공동 선정하는 ‘2018 학술 우수도서’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원하는 책을 찾기 어려울 땐 목표 대학의 재학 중인 예비 선배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적절한 책을 질문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볼 수도 있다.

 

추가 팁: 독서가 버겁다면, 논문은 어때?

긴 분량의 독서가 버겁다면 비교적 짧은 내용의 논문, 또는 칼럼 등으로 학업역량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논문이나 칼럼은 관련 정부 기관에 접속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한국콘텐츠진흥원’ 기관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국내시장동향’ ‘통계로 보는 콘텐츠 산업’ 등의 자료를 이용해보자. 



 


○ ‘기초 학업역량’만 보여줘도


 

수시 원서접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독서활동을 병행하기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개인적인 흥미에서 출발한 ‘간단한’ 탐구활동으로도 학업역량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또 다른 서울대 합격생(수학교육과)의 사례가 좋은 예다. 이 학생은 고교 2학년 재학 중 배운 ‘케플러 법칙’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우주를 좌표평면으로 하여 지구가 움직이는 경로를 수치화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디어 역시 재기발랄했지만 수확은 의외의 곳에서 발생했다. 지구의 이동 경로를 수치화를 하기 위해 쓰이는 다양한 개념들의 용어를 조사하면서다. 이 학생은 태양을 초점으로 단축, 장축의 거리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용어의 정의, 지가 타원 방정식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용어의 정의를 정리했다. 개인적인 흥미에서 출발한 활동이 오히려 수학이라는 학문을 탐구하는 데 필요한 필수 개념들을 충실히 익히는 계기가 됐던 것. 박노성 드림폴리오 소장은 “대학 진학 후 필요한 기초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보여주는 것은 입학사정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라면서 “무조건 심화단계로 넘어가는 것보단 반드시 필요한 기초 개념들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지나친 오버’는 지양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너무 어려운 주제를 탐구하는 등의 ‘보여주기 식’ 활동은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교과연계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이해범위를 넘어서는 탐구로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우므로 흥미와 관심 분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팁: 탐구 주제 찾기 어려울 땐?

스스로 궁금한 주제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만, 적절한 탐구 주제를 찾기가 어렵다면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생탐구발표대회’ 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하는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수상작들의 주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단, 지나치게 비슷한 주제로 탐구를 진행할 시 입학전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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