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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고전하지 않는 법] 고려가요, 외계어라 생각 마라

입력 : 2018-05-11 10:07:06 김지연 기자

이투스 방동진 국어 강사에게 듣는 고전시가 해석 전략 ② 고려가요






 

《“‘국포자’를 아시나요”

 

국포자. 국어를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국어는 까다로운 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뭇사람들은 “한국인이 국어를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아냥거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긴 지문, 까다로운 융·복합지문을 극히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문제까지 풀어내야하는 수험생에겐 국어도 국어가 아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국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어 절대평가에 따라 이전보다 정시 수능 국어 반영비율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어영역 포기는커녕 단 한 문제만 포기해도 대입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할까. 답은 ‘고전시가’에 있다.

 

고전시가는 문법, 또는 융·복합지문만큼이나 수험생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영역이다. 수험생들은 고전시가가 ‘외계어’라며 기피한다. 그런데 원리만 제대로 파악하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는 사실. 더욱이 많은 수험생들이 덮어놓고 포기하는 고전시가를 나는 꽉 잡는다면 국어 성적도 확 높아질 것이다. 국어 절대 강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투스 방동진 국어 강사의 도움을 받아 ‘고전을 고전하지 않는 법’을 알아본다. 이번에는 고려가요에 대해 알아본다.》



 


○ 고려 시대 서민들의 진솔한 노래 ‘고려가요’


 

고려가요는 고려 시대에 주로 평민들이 부른 우리말 노래로, 구전되어 오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문자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넓은 의미로는 고려 시가 전체를 의미하며, 좁은 의미로는 경기체가를 제외한 고려가요를 일컫는다.  

 

초기에는 정과정이나 사모곡 등과 같이 하나의 연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향가계 고려 가요도 존재했었지만, 그 이후에는 일정한 줄 수를 지닌 도막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즉 ‘연’의 구분이 생겨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이 때, ‘아으, 동동다리’, ‘위 증즐가 대평셩ㄷ?’와 같이 의미는 없지만 악기를 흉내 낸 것과 같은 말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후렴구를 통해 ‘연’ 혹은 ‘절’을 구분 지을 수 있다. 

 

또한 고려가요의 내용으로는 남녀 간의 사랑, 자연에 대한 예찬, 이별의 아쉬움 등 주로 평민들의 숨김없는 삶의 감정이 소박한 비유의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 고려가요를 해석하는 구조적 접근법


 

고려가요는 후렴구로 연의 구분이 가능하다. 따라서 반복되는 후렴구를 찾아 각 연을 구분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그 다음에는 후렴구 위의 구절을 읽고 그 부분을 확인하면서 각 연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이다. 이 때, 고려 가요의 율격이 꼭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3음보의 율격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연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각 구절의 행(또는 문장)을 3부분으로 나누어 읽으면 가장 자연스럽게 해석할 수 있다.

 




○ 수능에 출제된 고려가요는?


 

1994학년도부터 2018학년도까지 출제된 고려가요는 2000년의 ‘청산별곡’과 2001년의 ‘가시리’이다. 이 중 ‘가시리’를 통해 지금까지 배운 고려가요에 대한 원리와 해석법을 적용해 보자. 







 


▣ 감상의 핵심 궤 뚫기

 

이 작품은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체념, 그리고 재회의 염원이라는, 이별에 직면한 복합적인 감정들을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섬세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1연에서 시적 화자는 떠나는 임에 대한 서러움과 원망에 찬 하소연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2연에서는 이러한 이별에 대한 슬픔과 원망의 심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3연에서는 임을 붙잡아 두고 싶지만 자칫 임의 노여움을 살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슬픔의 감정을 절제하고 서러움을 안으로 삭이면서 이별에 대해 체념하고 있다. 마지막 4연에서 화자는 자기희생적인 태도로 임을 보내면서 가자마자 곧 돌아와 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 문제로 작품의 핵심 파악하기



□ 문제

① 임과의 이별에 대한 절망감으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 O , X ) 

② 떠난 임에 대한 원망과 비판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 O , X ) 

③ 가정을 통해 미래의 일에 대한 염려를 드러내고 있다.  ( O , X ) 

④ 4음보의 정형적 율격을 통해 운율감을 드러낸다.  ( O , X )  

⑤ 화자의 정서와 유사한 후렴구를 통해 구조적 안정감을 드러낸다.  ( O , X ) 

⑥ 시어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운율감을 드러내고 있다.  ( O , X )  

 



□ 해설 

① ( X ) 재회의 소망을 통해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으므로 마지막 부분에 절망이 드러나지 않는다.

② ( X ) 임에 대한 원망과 비판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③ ( O ) 3연을 보면 ‘서운하면 아니올까 두럽다’라고 되어 있으므로, 가정을 통한 미래 상황에 대한 염려라고 볼 수 있다.

④ ( X ) 이 시는 ‘가시리 / 가시리 / 잇고’의 3음보 율격이다.

⑤ ( X ) 이별의 슬픔이란는 화자의 정서와 상반되는 ‘태평성대’라는 후렴구의 구절이 나타난다. 

⑥ ( O ) ‘가시리 가시리잇고 / ㅂ?리고 가시리잇고’에 시어의 반복과 변주가 나타나 있다.

 



▣ 현대어 풀이

 

가시려 가시렵니까

버리고 가시렵니까


날러는 어찌 살라하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님 잡아 둘 것이지만

서운하면 아니 올까봐 두렵다


서러운 님 보내옵나니 

가시는 듯 돌아 오소서

 


 



방동진​ 이투스 국어 강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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