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상승한 영재학교 경쟁률… “자사고 후기고 전환에 따른 허수”

입력 : 2018-04-20 19:30:18 김효정 기자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시, 영재성 검사 및 캠프 대비 전략

 






오늘(20일) 서울과학고가 원서접수를 마감하면서 전국 8개 영재학교의 원서 접수가 모두 종료됐다. 자기소개서 작성 등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영재학교 지원자와 학부모들의 관심은 이제 합·불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영재성 검사 및 영재성 캠프로 쏠리고 있다. 

 

 

8개 영재학교의 영재성 검사는 다음달 20일(일)에 동시 실시된다. 그런데 영재성 검사를 딱 한 달여 앞둔 이 시점에서 영재학교 지원자와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영재학교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양상을 보였기 때문. 오늘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과학고를 제외하고 △경기과학고 △세종/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광주과학고 등의 경쟁률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특히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21.5대 1(전년도 18.9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전년도 14.8대 1에서 올해 19.25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가장 큰 폭으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예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경쟁률이 앞으로 남은 영재학교 입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영재학교 2, 3단계 전형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합격을 위한 대비법을 살펴본다.  

 

 

○ 급등한 경쟁률, 영재성 검사 합격선 상승할까? “영향 미미할 것”

 

영재학교의 경쟁률이 상승하면서 일각에선 2단계 영재성 검사의 합격선이 크게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재학교 경쟁률 상승이 영재성 검사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외고·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되면서, 이들 학교의 지원을 고려하던 학생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영재학교 입시에 도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최영득 와이즈만 압구정센터 원장은 “최근 이공계 선호 현상으로 인문계열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과학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자사고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자사고가 올해부터 후기고로 전환되며 지원에 불이익이 발생하자 이들 학생이 영재학교에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해당 학생들은 수학, 과학 분야의 시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아 영재성 검사에 합격선 상승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8개 학교의 영재성 검사가 같은 날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시험의 실질 경쟁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진용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현재 상당수 영재학교의 경쟁률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영재성 검사의 실질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하게 4~5대 1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일반적으로 2~3개의 학교를 중복해서 지원하므로 매년 경쟁률이 18대 1에서 21대 1 사이를 오갔으며, 올해도 이러한 양상을 보였다. 결국 학생들은 학교 한 곳을 선택해 시험을 응시해야 하므로 시험의 실질 경쟁률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입시전략의 변화는 없다… “흔들림 없이 가라”

 

전문가들은 예년에 비해 상승한 각 학교의 경쟁률에 노심초사하기보다 남은 한 달 동안 흔들림 없이 영재성 검사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영재성 검사에서는 무엇에 유의해야 할까? 바로 서술형 문항이다. 영재성 검사에서는 지원자의 △영재성 △창의성 △문제해결력 △융합적 사고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풀이를 요구하는 문항을 출제하기 때문. 해당 문항은 제한시간 내에 문제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문제를 풀이해 수·과학 분야의 창의성을 선보여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해에는 어떠한 문제들이 출제됐을까? 서울과학고가 공개한 지난해 영재성 검사 문항을 살펴보면, 물탱크의 수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장치가 그려진 [그림1]과 지구와 우주의 복사에너지를 설명하는 [그림2, 3]을 주고, 인체의 항상성과 지구의 복사 평형을 주제로 한 두 개의 지문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그림1]을 보고 물탱크의 수위가 조절되는 원리를 설명하시오’ △‘[그림1]의 물탱크 수위조절 원리를 바탕으로 사람의 혈당량 조절 과정과 관련된 물질과 기능을 포함해 설명하시오’ △‘에어로졸, 구름의 양, 대기 중의 수증기 양 등 문제 보기에 제시된 요인들이 서로 미치는 영향을 [그림 3]에 추가해 나타내시오’와 같은 문제를 제시했다.

 

이처럼 열린 답안으로 문항이 출제되는 경우에는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이하면 창의성을 드러낼 수 없다. 최 원장은 “열린 답안형 문항뿐만 아니라 융합형 문제도 출제되므로 다양한 수·과학적 접근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화학식이 등장한 문제 또는 천문학 개념과 관련된 문항이지만 수학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문제의 풀이 과정을 꼼꼼히 적어보며 논리적 오류는 없는지 점검하는 등의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성’ 간과하다간 고배 마신다 

 

영재성 검사 후에는 마지막 관문인 영재성 캠프가 남아있다. 대다수 학교는 영재성 캠프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다만 대전과학고는 하루, 경기과학고는 2박 3일 일정으로 캠프를 실시한다. 영재성 캠프에서는 지원자의 수·과학적 사고력과 탐구력,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연구 설계 및 해석 △토론 및 발표 △면접 등을 실시한다.

 

영재성 캠프에서는 수·과학적 탐구역량과 융합적 사고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인성’이다. 영재학교의 수업은 모둠 중심의 실험 및 보고서 작성, 토의·토론 활동 등이 주를 이루고, 전교생이 의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체 생활에 요구되는 인성을 갖추지 못하면 영재학교 진학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경기과학고는 지난달 실시한 2019학년도 입학설명회에서 인성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김민철 경기과학고 영재선발 부장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줄 알고, 타인을 존중하며 더 큰 가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용기와 어려움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을 갖고 있으면 더욱 좋다”고 설명하며 “정직하고 진실한 태도, 그 위에 자제력이 연습되어 있으면 최고”라고 말한 것.

 

고진용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영재성 검사를 통과한 학생들은 실력이 엇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인성이 합·불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영재성 캠프의 활동을 수행할 때에는 자신의 주장을 조리 있게 말하되 남의 주장도 수용할 줄 아는 열린 자세를 갖춰야 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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