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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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확인한 ‘G8’의 높은 문턱
-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각 국가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히로시마=AP뉴시스 [1] “G7은 죽었다. 현재와 같은 구성으로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유럽의 한 싱크탱크(여러 전문가가 모여 연구 개발을 하는 조직)는 2018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비판했어요. “오늘날의 G7은 과거의 유물”이라며 더 대표성을 띤 새 멤버들의 가입을 촉구한 것. 캐나다 샤를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에 제한을 두자고 주장하는 것)와 관세장벽(수입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해 수입을 억제하는 일) 등을 놓고 회원국 간 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직후였어요. [2] 기존의 G7에 한국과 인도, 호주, 러시아를 참여시켜 G11으로 키우자는 이야기가 나온 게 이때였어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G7은 낡았다”며 새로 참여할 후보국으로 4개 나라를 콕 찍어 언급했지요. 당시 그의 발언은 한때 G8 멤버였다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으로 퇴출당한 러시아를 복귀시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는 게 정설(이미 확정하거나 인정한 설). 다른 회원국들의 반대로 G7 확대 논의는 흐지부지됐지만, 한국의 가입 가능성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어요. [3]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을 회원국으로 둔 비공식 국가 협의체.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선진국 클럽’으로 국제 경제 및 외교 규범을 논의하는 리더 그룹이라는 점에서 가입 시 그 상징성은 대단해요. 새롭게 일어나는 경제국들이 포함된 *G20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듯 보이던 시기도 있었어요. 그러나 G20는 몸집이 크다는 지적과 함께 회원국인 러시아, 중국과의 갈등으로 한계에 부닥쳐 있어요. 결국 서구 선진국들은 다시 G7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지요. [4]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을 반영해 G7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커지고 있어요. 브라질까지 포함해 G12로 만들자는 식으로 다양한 조합과 후보 국가가 거론돼요. 민주주의 국가 10개국을 모은 ‘D10(Democracy10)’ 창설이 대안으로 논의되기도 했지요. 다만 소수 결속으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기존 회원국들의 벽은 여전히 단단해요. 한국의 G7 가입을 놓고는 특히 일본의 견제가 만만찮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아시아 유일 회원국으로서의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일본의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에요. [5] 한국은 19∼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참관국으로 초청됐어요. 한국 정상으로는 역대 네 번째 참석인 데다 한일 관계의 ㉠훈풍까지 더해져 G8로의 확대 기대감이 커졌던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회원국 변화와 관련한 어떤 논의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어요. 아직은 높은 국제사회의 문턱을 절감하는 순간이지요. 보다 긴 호흡으로 준비 전략을 다시 다듬어야 할 때이기도 해요. 단독 드리블보다는 다른 후보국들과 연대해 ‘G 멤버’ 가입의 문을 넓히는 식으로 전략을 다양화하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동아일보 5월 18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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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7만 원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하는 '도이칠란트 티켓'
- [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독일 프랑크푸르트시 기차역의 매표기에서 도이칠란트 티켓을 광고하고 있는 모습.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한 남성이 기차역의 도이칠란트 티켓 광고판 옆을 지나고 있다. 도이칠란트 티켓은 49유로(약 7만원)에 구매 가능하다지난해 독일에서 대박 난 특가 상품이 ‘9유로 티켓’이에요. 한 달간 9유로(약 1만3000원)를 내면 독일 내 거의 모든 열차와 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지요. 독일 시내 대중교통 기본요금이 3유로(약 4300원)이니 세 번만 타면 본전 뽑는(들인 돈이나 노력에 비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얻은 것이 많은) 셈. 지난해 6∼8월 시범적으로 한정 판매됐는데 5000만 장 넘게 ㉠나갔어요. 9유로 티켓의 흥행(큰 수익을 거둠)에 힘입어 1일에는 정규(일정하게 발행하는) 상품인 49유로(약 7만원)짜리 ‘도이칠란트 티켓’이 등장했습니다.월 49유로인 이 티켓이 있으면 고속열차(ICE), 도시 간 특급열차(IC), 고속버스를 제외한 모든 짧은 거리의 대중교통을 무제한 탈 수 있어요. 지자체별 월 정액권(매달 일정한 금액을 미리 내고 그 금액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의 절반도 안 되는 값에 열차와 버스를 갈아타면서 독일 전국을 여행할 수 있는 것이지요.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까지는 열차 3번을 갈아타면 8시간 30분 만에 갈 수 있어요.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300만 장이 ㉡나갔고, 외국인도 구매 가능해 배낭여행족(필요한 물품을 배낭에 넣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필수품(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독일에선 9유로 티켓이 등장하기 전에도 ‘1일 1유로 티켓’이나 ‘무상교통’ 실험이 이어져 왔어요.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 기후위기를 막자는 취지에서지요. 1km 이동 시 탄소배출량이 승용차는 210g인 데 비해 버스는 27.7g, 지하철은 1.53g이에요.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너지 위기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서민들 교통비 부담을 덜어줄 겸 전국 단위의 월정액 제도를 도입한 것. 9유로 티켓 시범 운영 결과 물가상승률이 0.7% 감소하고, 대중교통 이용률은 25% 증가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80만t(톤) 줄었다고 해요.무상교통을 도입하는 나라는 늘어나고 있어요. 룩셈부르크가 2020년 세계 최초로 대중교통 요금을 폐지했습니다. 미국 캔자스시티, 프랑스 됭케르크, 에스토니아 탈린시는 무상교통을, 오스트리아는 월정액 제도를 부분 시행 중.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요. 룩셈부르크는 무상교통 시행 후로도 자동차 이용량이 줄지 않았어요. 독일 9유로 티켓 도입으로 걷거나 자전거 타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기존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이동 거리가 늘었을 뿐 자동차에서 대중교통으로 갈아탄 수요는 미미하다(보잘것없이 아주 작다)고 해요. 재정적(돈과 관련된) 지속 가능성(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특성)도 따져봐야 합니다.국내에선 세종시가 처음으로 2025년 무상버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어요. 버스 이용을 장려(북돋아 줌)해 서울의 두 배 수준인 승용차 수송 분담률(일을 나누어 맡는 비율)을 줄인다는 계획. 한국은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이 33%로 답보(나아가지 못하고 한자리에 머무름) 상태이고, ㉢대도시의 경우 교통 혼잡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43조 원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독일의 49유로 티켓, 세종시의 무상버스 실험이 혼잡도를 줄이고 기후위기도 막을 대안이 될지 주목됩니다.동아일보 5월 4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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